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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CEY KIM <Unspoken Moments> (2026. 2. 10-3. 15)

  • theforestofart
  • 2월 11일
  • 2분 분량

LACEY KIM | 레이시 김

<Unspoken Moments>

(2026.2.10-3.15)


연우재 (서울 성북구 성북로 15-6)

작가노트 | 김레이시

-순간의 진실을 향한 몸짓-

일상의 매 순간을 진심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혹은 마주하는 찰나의 것들은 꾸밈없이 나로부터 펼쳐져 나올 수 있을까. 깊게 잠들어 다른 공간의 떠돌다 문득 깨어나고 나면 생각이 닿기도 전에 내가 하는 것은 내 몸의 부분들을 밀어내는 것, 뻗어내는 것이다. 그 순간 내 손이 내 팔이 죽 늘어나 축적해 두었던 힘을 밖으로 분사시키는 행위는 내 머리속으로 생각해 일어나는 것이 아닌 직접적이고 즉각적으로 나타나고야 마는 일. 그리고 이것은 그 어떤 때보다 그 무엇보다도 직접적인 존재의 발현이다. 이처럼 본래 있는 그대로 여지없이 나타나는 행위야말로 나에게는 그러므로 존재하는 이대로를 표현하는 가장 참신한 방법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선(Line), 존재를 증명하는 직관의 언어-

허공에 한 팔을 크게 휘저어 선을 긋고, 그 궤적을 캔버스 위로 데려온다. 선은 내 직관의 결과이자 내면을 있는 그대로 투영하는 매체이다. 지나간 궤적의 옅어짐이 이미 있었던 것을 의심하게 한다 해도, 행위는 지워지지 않고 그 자리에 남는다. 이 단순하고 직접적인 행위는 내가 지금 이 순간 있음을 그 무엇보다 명확하게 증명한다.

선들이 결합하고 반복되어 화면 위에 층(layer)을 쌓아가는 과정 속에서 나는 비로소 나다워짐을 느낀다. 각 순간 각인된 ‘나’들의 조합을 마주하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을 마주하는 일과 다름없다. 때로 말을 통한 증명을 넘어 그보다 직관적 방식으로써 존재를 확연히 드러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즉, 본질에 가까이 가려는 것은 역설적으로 나 자신을 반드시 드러내려 애쓰지 않아도 순간의 진심들이 모여졌을 때 오히려 그 존재의 의미는 선명히 발현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말하기 이전, 본래의 자리, 그 순간순간 속에서 구현되는 진심이라고도 할 수 있다.

-중첩: 시간의 층위에서 찾는 의미-

캔버스 위 선들을 그려 화면이 차근히 채워지는 작업으로 나의 페인팅은 완수된다. 나의 상상은 화면 안의 선들이 화면을 벗어나서도 그대로 연장되고 연결되며, 다시 돌아온 선들은 그대로 캔버스 위를 안착하게 되는데 각각의 선들이 만들어내는 형태는 생각을 통해 이미 상정해 놓은 지점을 찾아 만들어가는 것이라기 보다는 직관적인 반응을 따라 즉각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오랫동안 나는 화면 전체를 바탕색으로 덮고 그 위에 다시 선을 쌓는 방식을 반복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여기에 더해 화면의 전체가 아닌 부분을 덮고 그 위에 새로운 선들을 올려 층을 만들어 내고 있는데, 이는 존재의 의미가 순차적으로 쌓여서 생기는 결과물이기보다, 각 순간 속에 놓인 존재 그 자체로 이미 완전한 의미를 지니지 않을까 하던 생각에 기인한다. 각각의 층위가 한꺼번에 드러나는 화면은 캔버스 안에 고립된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나를 비롯한 모든 존재를 연결하는 통로가 된다.

-나로부터 타자에게로, 공존의 무게-

 작업을 통해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경험은 자연스럽게 타인의 삶으로 시선을 확장시킨다. 내면을 응시하는 행위는 역설적으로 나라는 존재에 매몰되지 않고, 함께 존재하는 타자들을 떠올리게 한다. 따라서 내 작업 안에 ‘공존의 무게’가 놓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캔버스 위 직관적인 제스처로 표현된 이 기록들은 나를 나타내는 동시에, 세상에 존재하는 다른 모든 이들을 향한 존중과 연결의 몸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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